택지조성공사를 처음 보면 우수공사는 단순히 비가 올 때 물을 빼주는 공사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토공사와 도로공사, 상하수도공사와 함께 부지 전체의 높이와 물의 흐름을 맞춰가는 중요한 공종입니다.토공사를 통해 도로와 블럭의 높이가 만들어지면 자연상태에서 흐르던 물길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비가 왔을 때 물이 어디에서 모이고, 어떤 시설을 거쳐, 최종적으로 어디로 빠져나갈지를 미리 계획해야 합니다. 26년 넘게 토목 현장을 다니다 보니 우수공사는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비가 많이 오는 날 제대로 시공했는지가 확실하게 드러나는 공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택지조성공사에서 우수공사가 중요한 이유비가 내리면 도로와 블럭, 녹지와 경사면에 떨어진 빗물이 낮은 곳으로 이동합니다. 이 물을 그대로 방치..
터파기를 하다 보면 은근히 자주 만나는 게 지하수입니다. 처음엔 바닥에 물이 좀 고인 정도라 양수기 하나 돌리면 되겠거니 싶은데, 물이 계속 들어오기 시작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특히 교량 기초나 PC BOX처럼 깊게 파고 들어가는 구간에서는 지하수 하나 때문에 공정 전체가 늘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이 안 빠지면 바닥이 질척해져서 장비 대기도 어렵고, 사질토 지반이면 물 따라 흙까지 같이 움직이는 경우도 생깁니다. 전에 쓴 글에서 첫 현장 얘기를 몇 번 했는데, 그때 3개월 가까이 양수만 하면서 배운 게 이 지하수 문제입니다. 물 나오는 현장은 티가 잘 안 나는데, 관리를 놓치면 공정이 통째로 늘어집니다.물이 나오면 일단 어디서 오는지부터 봅니다터파기 중에 물이 나오면 저는 양수기부터 돌리지 않습니다..
터파기 깊이가 어느 정도 있는 구간에서는 흙막이 가시설 없이는 작업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주변 지반이 무너지지 않도록 벽을 세우고, 그 벽이 밀리지 않도록 받쳐주는 구조를 먼저 만들어야 그 안에서 사람도, 장비도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습니다. 26년 현장 생활 중에서도 흙막이는 눈에 잘 안 띄지만 사고가 나면 가장 크게 나는 공종 중 하나라, 항상 긴장하고 다뤘던 부분입니다.엄지말뚝과 토류판, 가장 일반적인 흙막이 방식엄지말뚝(H형강을 지반에 항타하거나 삽입해서 세우는 말뚝)을 먼저 일정 간격으로 박아 흙막이의 뼈대를 세우고, 굴착이 진행되는 만큼씩 그 사이에 토류판(나무나 강재로 만든 판)을 끼워 넣어 흙을 막는 방식이 가장 일반적인 흙막이 공법입니다. 엄지말뚝의 간격과 근입깊이(지반 속으로 박아 넣는..
토공사에서 절토 작업을 하다 보면 가장 신경 쓰이는 것 중 하나가 사면입니다. 흙을 파내는 작업 자체는 백호우가 하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설계고까지 절토를 진행하면서 사면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단순히 장비 작업량만 볼 수 없습니다. 26년 넘게 산업단지와 택지조성 현장을 다니면서 느낀 것은 사면은 문제가 생기기 전에 미리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한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복구공사도 문제지만, 장비와 근로자의 안전, 공정 지연까지 한꺼번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절토를 시작하기 전, 먼저 확인하는 것절토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는 우선 설계도면을 통해 절토고와 사면 경사, 소단 위치 등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실제 현장에 나가 기존 지형과 도면을 비교해 봅니다. 특히 택..
택지조성공사에서 물량으로도, 기간으로도 가장 비중이 큰 게 토공사입니다. 다른 공종들이 시작되기 전에 부지의 기본 골격을 만드는 작업이라, 토공사가 제대로 안 잡히면 이후 도로, 상하수도, 구조물 공사까지 줄줄이 영향을 받습니다. 공정 자체만 놓고 보면 백호우로 흙을 파서 덤프에 실어 운반하고, 도져로 성토한 뒤 롤러로 다지는 단순한 흐름입니다. 그런데 시공사 입장에서는 이 토공사가 사실 가장 돈을 남길 수 있는 공종이기도 합니다. 상차 장비를 어떤 걸 쓰느냐, 운반로 현황이 어떤지, 덤프 대수를 몇 대로 조합하느냐에 따라 실행 비용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오송 1산단 현장에서는 상차 장비 규격별로 실제 상차하는 데 몇 분 몇 초가 걸리는지 직접 시간을 재서, 운반 거리별로 상차 장비를 다르게 배..
가설공사까지 끝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땅을 건드리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지장물 처리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순서를 잘못 잡으면 큰일 납니다. 이설보다 먼저 챙겨야 하는 게 위치 파악입니다. 지장물이 어디 묻혀 있는지도 모른 채로 가설공사부터 들어가면, 정작 안전하려고 세우는 가설울타리나 진출입로 공사 자체가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6년 현장 생활 동안 가장 예측하기 어려웠던 것도 바로 이 부분이었습니다. 아무리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해도, 땅을 파보기 전까지는 100% 확신할 수 없는 부분이 남아있거든요.지장물 위치 파악, 가설공사 전부터 끝내야 한다착공 전에 통신사, 한전, 상수도사업본부 같은 관련 기관에 지장물 도면을 요청해서 받아보는 게 첫 단계입니다. 그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