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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관로 공사는 관을 설치하고 흙을 덮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되메우기를 하기 전에 관이 제대로 설치됐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내부까지 검사해야 합니다. 특히 땅속에 묻힌 뒤 포장까지 끝나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다시 확인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앞선 글에서 우수관로의 관저고와 구배, 맨홀 접속과 주변 다짐에 대해서는 자세히 이야기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현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흄관과 파형강관, 그리고 PC BOX와 RC BOX의 검사 방법과 실제 현장에서 경험했던 사례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우수관은 흄관과 파형강관을 구분해서 본다
우수관로에는 흄관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흄관은 콘크리트로 제작된 관으로 강성이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관을 설치하기 전에는 운반이나 하차 과정에서 균열이나 파손이 발생하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관을 설치한 후에는 연결부가 제대로 접합됐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관 끝부분이 깨져 있거나 접합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되메우기를 하면 나중에 확인하기가 어려워집니다.
반면 연약지반 등 지반 조건에 따라 파형강관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파형강관은 강판을 파형으로 성형한 연성관입니다. 연성관은 외부 하중이나 지반 변형에 어느 정도 변형하면서 주변 지반과 함께 하중을 분담하는 관을 말합니다.
따라서 파형강관은 흄관과 검사할 때 보는 부분이 조금 다릅니다. 관의 변형이 과도하지 않은지, 연결부가 제대로 체결됐는지 등을 확인하고 주변 되메우기와 다짐 상태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관을 확인할 때도 관의 종류에 따라 보는 부분을 조금씩 달리합니다. 콘크리트 관은 균열과 파손에 신경을 쓰고, 파형강관은 관체 변형과 연결 상태를 더 주의해서 보는 편입니다.
원형관은 CCTV로 내부까지 확인한다
원형관은 외부에서만 확인해서는 내부 상태를 정확하게 알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사용하는 것이 CCTV 관로조사입니다. CCTV 관로조사는 카메라를 관 내부로 이동시키면서 관체의 균열이나 접합 상태 등을 영상으로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제가 경험했던 현장에서는 원형관의 경우 관경 800mm까지는 CCTV 검사를 진행하고, 그보다 큰 관로는 사람이 들어가 육안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다만 실제 검사 기준은 발주처의 시방서와 현장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BOX는 사람이 내부에 들어갈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내부를 육안으로 확인합니다. 내부에 균열이나 파손이 있는지, 접속부에 이상이 없는지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CCTV 검사를 경험하면서 느낀 것은 외부에서 멀쩡해 보이는 관도 내부를 확인하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청주 택지 현장에서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청주 택지 현장에서 흄관 전체에 크랙이 생겼던 일
당시 청주 택지조성 현장의 흄관은 관급자재였습니다. 그런데 공사 시기에 흄관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자재를 제때 받기가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어렵게 흄관이 들어와서 시공을 진행했는데 나중에 CCTV 검사를 해보니 문제가 발견됐습니다. 설치한 흄관 중 일부가 충분히 양생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장에 들어왔고, CCTV로 확인해보니 관 전체에 걸쳐 크랙이 발생한 것입니다.
양생은 콘크리트가 필요한 강도와 품질을 확보하도록 일정한 조건에서 보호하고 관리하는 과정입니다. 콘크리트 제품은 겉으로 보기에 큰 문제가 없어 보여도 충분한 양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성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솔직히 당시에는 현장에서도 상당히 난감했습니다. 자재 수급 과정부터 시공 과정까지 여러 가지 문제가 얽혀 있었고, 발주처와 시공사인 저희 쪽에서도 책임 문제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 사실을 확인했을 때 이미 해당 구간의 포장까지 완료된 상태였다는 것입니다. 관을 교체하려면 포장을 다시 걷어내고 굴착해서 문제가 있는 관을 철거한 다음 새 관을 설치하고 다시 되메우기와 포장을 해야 했습니다.
결국 굴착 재시공 대신 비굴착 공법을 이용해 관로를 보강했습니다. 비굴착 공법은 기존 도로를 전부 굴착하지 않고 관 내부에서 보수나 보강을 진행하는 공법입니다.
이미 포장까지 완료된 상황에서는 굴착해서 재시공하는 것보다 비굴착 보강을 적용하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유리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직접 이 과정을 겪어보니 관로 검사는 단순히 준공을 위한 절차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제가 있는 관을 되메우기 전에 발견했다면 간단하게 교체할 수 있었지만, 포장까지 끝난 뒤 발견하니 보수공법까지 검토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PC BOX와 RC BOX는 검사 방법도 다르다
BOX 구조물은 크게 PC BOX와 RC BOX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PC BOX는 공장에서 제작한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제품을 현장에 운반해 설치하는 방식이고, RC BOX는 현장에서 철근과 거푸집을 설치한 뒤 콘크리트를 타설해 만드는 방식입니다.
PC BOX는 현장에 반입됐을 때부터 제품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운반 과정에서 모서리가 깨졌거나 균열이 생긴 것은 없는지 확인하고, 설치 후에는 제품과 제품 사이의 접합부와 단차 등을 살펴봅니다.
RC BOX는 현장에서 여러 공정을 거쳐 만들어지기 때문에 검사해야 할 시점도 많습니다. 철근 배근 상태를 확인하고 거푸집을 설치한 뒤 치수와 위치를 확인한 다음 콘크리트 타설을 진행합니다.
RC BOX는 신축이음을 고려해 격간으로 시공하는 경우가 있어 PC BOX보다 공사기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격간 시공은 구조물을 일정한 구간으로 나누어 한 칸씩 건너 뛰며 순차적으로 시공하면서 계획된 이음부를 만드는 방식입니다.
그럼에도 RC BOX는 현장 조건에 따라 PC BOX보다 비용이 저렴한 경우가 있어 택지조성공사나 도로공사에서 많이 설계되는 편입니다. 반대로 PC BOX는 공장에서 제작된 제품을 현장에 설치하기 때문에 현장타설 공정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방식이 무조건 좋다고 하기보다는 구조물 규모와 현장 여건, 공사기간, 장비 투입, 공사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선택하게 됩니다.

검사는 되메우기 전에 끝내는 것이 좋다
우수관과 BOX 검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가 있는 부분을 되메우기 전에 찾아내는 것입니다. 앞선 글에서 설명했듯이 한번 흙을 덮고 포장까지 진행하면 문제가 생겼을 때 다시 굴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흄관은 균열과 파손, 접합 상태를 확인하고 파형강관은 변형과 연결 상태를 확인합니다. 원형관은 현장 기준에 따라 CCTV나 육안검사를 진행하고, PC BOX와 RC BOX는 구조물의 특성에 맞춰 외관과 접속부, 내부 상태 등을 확인합니다.
특히 RC BOX는 철근과 거푸집처럼 콘크리트를 타설하면 다시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타설 전에 검측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청주 택지 현장에서 경험했던 흄관 크랙 사례처럼 검사에서 발견된 문제가 이미 포장까지 끝난 뒤라면 보수 방법도 복잡해집니다. 결국 공사비와 시간 모두 추가로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토목현장에서 오래 일하면서 느끼는 것은 땅속에 들어가는 시설물일수록 검사 시점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지금 눈앞에 보이는 상태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뒤에 되메우기와 포장이 진행된다는 것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제가 현장에서 검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검사할 때는 귀찮고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보여도 그때 문제를 찾아내는 것이 결국 재시공과 하자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우수관은 흄관과 파형강관처럼 재료와 구조가 다른 관을 사용하고, 큰 통수단면이 필요한 곳에는 PC BOX나 RC BOX를 적용하기도 합니다. 각각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검사 방법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관로공사의 품질은 관을 얼마나 잘 설치했느냐뿐만 아니라, 묻히기 전에 얼마나 꼼꼼하게 확인했느냐에서도 결정됩니다. 특히 한번 문제가 발생하면 도로포장까지 다시 손대야 할 수 있기 때문에 검사 단계에서 발견하고 바로 조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수관 및 BOX 관련 참고자료
우·오수관로 및 우·오수용 소구조물 관련 건설기준은 국가건설기준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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