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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글에서는 상수도관 매설 과정에서 터파기부터 모래기초, 다른 관로와의 간섭, 관 끝 마개, 되메우기와 다짐까지 현장에서 확인해야 할 부분들을 이야기했습니다.
이번에는 그다음 단계인 수압시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상수도관은 땅속에 묻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물을 공급하기 전에 관로가 압력을 견디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수압시험을 해보면 단순히 압력계 숫자만 확인하는 것으로 끝나는 작업은 아닙니다.
시험에 사용할 물을 어떻게 준비하는지부터 시험구간을 어떻게 나누는지, 압력이 떨어졌을 때 원인을 어떻게 찾는지, 이음부에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까지 실제 현장에서 경험해 보면 신경 쓸 부분이 많습니다.
수압시험은 시험구간부터 정한다
상수도관 수압시험은 시험구간에 물을 채운 다음 정해진 압력을 가해 관로의 상태를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관 자체뿐만 아니라 관과 관이 연결되는 이음부, 밸브, 곡관부 등의 상태도 함께 확인하게 됩니다.
여기서 현장에서 알아두어야 할 것이 수압시험을 아무 길이로나 나누어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LH에서 적용하는 전문시방서에는 주철관 수압시험을 200m마다 실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또한 제수밸브와 제수밸브 사이를 시험구간으로 잡는 방식이 함께 제시되어 있습니다. LHCS 57 30 20 15 주철관접합에서도 해당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 현장에서도 상수도관이 길게 이어져 있다고 해서 전체 구간을 한 번에 시험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구간으로 나누어 시험합니다. 이렇게 해야 시험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느 구간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범위를 좁혀갈 수 있습니다.
특히 제수밸브 위치를 기준으로 시험구간을 나누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당 구간의 이음부나 밸브를 중심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원인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다만 실제 적용은 공사 종류와 관종, 발주기관의 전문시방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현장에서는 해당 설계도서와 시방서를 확인해야 합니다.
시험에 사용하는 물도 그냥 아무 물이나 쓰면 안 된다
수압시험을 준비하면서 제가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정확한 현장은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당시 상수도 협력업체에서 수압시험을 준비하면서 시험에 사용할 물을 확보해야 했습니다. 원래는 상수도사업소에 가서 물차에 물을 받아 와서 시험에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현장 작업에 사용하던 물차에 하천물을 받아 와서 수압시험에 사용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시험용으로 물을 채우는 작업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상수도관은 결국 사람이 먹고 사용하는 물이 들어가는 시설입니다. 나중에 이 사실이 확인되면서 문제가 커졌고, 결국 해당 구간은 전면적으로 재시공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일을 겪고 나서는 수압시험을 단순히 관에 물을 넣고 압력만 확인하는 작업으로 생각하지 않게 됐습니다. 시험에 사용하는 물부터 적절하게 관리해야 하고, 상수도라는 시설의 특성상 일반적인 토목공사와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현장에서 느꼈던 경험입니다.
그래서 수압시험을 준비할 때는 시험구간과 밸브 상태뿐만 아니라 시험용수의 확보 방법과 사용 장비까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압력이 떨어질 때 누수 위치를 찾는 것이 어렵다
수압시험에서 압력을 올렸을 때 이음부가 잘못 설치되어 있으면 오히려 누수 위치를 찾기 쉬운 경우가 있습니다.
압력이 걸리면서 이음부에서 물이 강하게 새면 물이 위로 솟구쳐 올라오기 때문에 주변을 확인하면 문제가 발생한 위치를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보면 압력을 걸자마자 물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어 작업자가 바로 위치를 찾아 조치할 수 있습니다. 해당 이음부를 다시 시공하고 수압시험을 다시 진행하면 됩니다.
문제는 압력이 서서히 떨어지는 경우입니다.
압력계 수치가 조금씩 내려가는데 겉으로 물이 새는 곳이 보이지 않으면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찾기가 상당히 어려워집니다. 시험구간이 길거나 이미 되메우기까지 끝난 상태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럴 때는 처음부터 땅을 파는 것이 아니라 시험장비와 연결부부터 확인합니다. 압력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펌프와 연결된 부분에서 물이 새지는 않는지, 밸브가 제대로 닫혀 있는지 등을 하나씩 확인합니다.
그런 부분에 이상이 없다면 해당 시험구간의 이음부와 밸브, 곡관부 등을 중심으로 원인을 좁혀갑니다.
제가 현장에서 수압시험을 하면서 느낀 것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물이 확실하게 솟구치는 누수는 오히려 찾기 쉬운데, 압력이 서서히 떨어지는 누수는 위치를 찾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아래 사진은 실제 현장에서 실시한 상수도관 수압시험 성과표입니다. 시험구간과 시험 결과를 기록해 놓은 자료로, 수압시험이 단순히 현장에서 압력계만 확인하고 끝나는 작업이 아니라 시험 결과를 문서로 남겨 관리하는 공정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수압시험 성과표는 실제 시험을 실시한 구간과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이기 때문에 공사기록을 남기는 데에도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현장에서는 시험 결과를 확인한 뒤 이상이 없으면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두 번째 사진은 실제 수압시험을 진행한 모습을 기록한 사진대지입니다. 사진대지는 시험 당시 현장 상황과 시험 장비, 작업 모습을 남겨두는 자료로, 나중에 해당 공정을 실제로 실시했는지 확인할 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시험이 끝난 뒤에도 통수까지 확인해야 한다
수압시험에서 문제가 없었다고 해서 바로 상수도관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험이 끝난 뒤에는 관로 내부를 세척하고 필요한 수질 관련 확인절차를 거친 후 실제 통수를 준비하게 됩니다. 공사 과정에서 관 내부에 들어갔을 수 있는 이물질이나 잔류물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물을 공급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앞선 글에서 이야기했던 세척구나 이토밸브도 이런 과정에서 활용됩니다. 결국 상수도관 공사는 관을 묻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설 후 수압시험과 세척, 수질확인, 통수까지 연결되는 공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수압시험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포장까지 끝난 뒤보다 관이 아직 확인 가능한 단계에서 바로 조치하는 것이 훨씬 수월합니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시험 일정과 시험구간을 미리 계획하고 결과를 기록해 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상수도관의 수압시험은 현장 기준에 따라 시험구간과 시험압력, 시험시간 등이 정해질 수 있습니다. LH 기준에서는 주철관 수압시험을 200m마다 실시하도록 하고 있으며, 실제 적용 시에는 해당 현장의 설계도서와 전문시방서를 우선 확인해야 합니다. 관련 기준은 국가건설기준센터(KCSC)와 LHCS 57 30 20 15 주철관접합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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