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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 기존 상수도관(D200)을 건드려 낭패를 봤던 이야기를 했는데, 그 뒤로 겪은 현장들은 또 다른 의미로 긴장되는 순간들이었습니다. 오송의 다른 현장에서는 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광역상수도(D1100, D2200)를 부단수차단(물을 끊지 않은 상태로 기존 관에 새 관을 연결하는 공법) 방식으로 연결하는 작업이 있었습니다. 이 공법은 기존 관에 특수 장비로 구멍을 뚫으면서 동시에 새 관을 연결하는 방식인데, 관 지름 자체가 워낙 크다 보니 그 안에 걸려 있는 수압도 상상 이상입니다. 작업 도중 장비 결합부 하나라도 잘못되면 그 자리에서 대형 누수나 관 파열로 이어질 수 있어서, 작업하는 내내 다리가 후들거렸습니다. 이거 하나 잘못되면 정말 인생이 끝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다행히 사고 없이 무사히 마무리됐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기억입니다.
왜 요즘은 무조건 부단수차단으로 시공할까?
예전 같으면 기존 관로를 신설 관로에 연결할 때 단순히 단수하고 연결하면 됐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여기에 수질 문제가 더해지고 있습니다. 단수를 하면 관 안의 물 흐름이 멈추면서 기존 관 안쪽에 오랫동안 붙어 있던 녹이나 찌꺼기가 흔들려 떨어져 나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통수했을 때 그 이물질이 물살에 섞여 각 세대까지 그대로 흘러 들어갈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지자체에서는 규모가 있는 연결 공사라면 무조건 부단수차단 방식으로 시공하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 안의 물 흐름을 아예 멈추지 않으니, 애초에 녹이나 찌꺼기가 흔들릴 일 자체를 없애는 방식인 셈입니다.

시공 중 이물질 관리, 마개부터 이토밸브까지
부단수차단으로 연결한다고 해서 이물질 관리가 끝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시공 과정 자체를 훨씬 까다롭게 관리해야 합니다. 하루 작업이 끝날 때마다 관 끝에 마개를 씌워서 밤사이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막아야 합니다. 그리고 관로 절점마다 세척구를 미리 설치해두는데, 이건 시공이 다 끝난 뒤에 그 자리로 물을 강하게 흘려보내면서 관 내부에 남아 있는 이물질을 씻어내기 위한 용도입니다. 세척구로 한 번 씻어냈다고 해도 안심할 수 없어서, 중간중간 이토밸브(관 안의 이물질 섞인 물을 배출하는 밸브)를 열어 물을 흘려보내는 과정까지 거쳐야 그나마 수질이 깨끗해지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마지막 방류수가 눈으로 봐도 맑아질 때까지 여러 번 반복해서 확인한 뒤에야 정상 급수로 넘깁니다. 요즘은 수돗물에 흙탕물이 조금만 섞여 나와도 민원이 정말 크게 들어오기 때문에, 이 정도까지 신경 써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부단수차단이든 세척구, 이토밸브든 결국 목적은 하나입니다. 기존에 물을 쓰고 있던 사람들의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새 관로를 안전하게 연결하는 것입니다. 상수도관 연결 작업은 시공 기술 못지않게 신중함이 더 중요한 공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하천공사로 넘어가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