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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글 토목 현장 콘크리트 옹벽 시공에서는 철근 배근부터 배수구, 거푸집, 기존 구조물 연결까지 현장에서 확인해야 할 부분을 정리했습니다.
이번에는 그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옹벽 하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콘크리트 옹벽은 겉으로 보기에는 단단한 구조물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균열이나 누수, 배부름 같은 문제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는 같은 균열이나 변형처럼 보여도 원인은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순한 표면 균열일 수도 있지만 배수 문제나 토압, 구조적인 문제와 연결되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하자가 발생했을 때는 겉모습만 보고 보수방법을 정해서는 안 됩니다.
콘크리트 옹벽 균열은 원인을 먼저 본다
콘크리트 옹벽에서 가장 흔하게 눈에 띄는 하자가 균열입니다. 콘크리트는 굳는 과정에서 수축하고 온도 변화나 건조 상태에 따라서도 변형이 생기기 때문에 표면에 미세한 균열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균열을 보면 폭과 깊이, 위치, 방향, 그리고 계속 커지고 있는지를 먼저 봅니다. 표면의 미세한 균열은 표면보수로 정리할 수 있지만, 균열이 깊거나 물이 함께 새어 나온다면 주입보수 같은 방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균열이 계속 커지거나 같은 방향으로 반복해서 생긴다면 단순한 표면 하자가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이때는 배면 토압과 배수 상태, 구조물의 변형까지 같이 확인해야 합니다.
옹벽 누수는 배수 상태를 확인한다
옹벽에서 물이 새는 것도 자주 보는 하자입니다. 옹벽 뒤로 물이 계속 들어오는데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배면에 수압이 생깁니다.
앞선 글에서 배수구 위치와 토공 높이를 같이 확인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는데, 하자관리에서도 이 부분이 그대로 이어집니다. 배수구가 막혀 있거나 배면 배수가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누수 부위만 막아버리면, 오히려 물이 빠져나갈 길을 없애 옹벽에 더 큰 수압이 걸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누수가 보이면 물이 나오는 곳을 막기 전에 물이 어디에서 들어와서 어디로 빠져나가야 하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콘크리트 옹벽 배부름은 그냥 덮어서는 안 된다
옹벽을 점검하다 보면 벽체 일부가 바깥쪽으로 볼록하게 튀어나온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이런 현상을 흔히 배부름이라고 부릅니다.
배부름은 배면 토압이나 수압이 커졌을 때도, 구조적인 문제가 있을 때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배부름이 보인다고 콘크리트나 모르타르로 표면을 평평하게 덮는 것부터 생각하면 안 됩니다. 원인이 그대로 남아 있으면 덮은 부분 뒤에서 변형은 계속되기 때문입니다.
배부름을 확인했다면 변형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지, 배면의 배수와 뒤채움 상태는 어떤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그 결과에 따라 배수 개선으로 끝날 수도 있고, 보강이나 재시공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청주 현장에서 준공 후 옹벽이 내려앉았다
제가 청주의 한 현장에서 실제로 경험했던 하자 중에는 준공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고 하자기간까지 지난 상태에서 캔틸레버 옹벽이 내려앉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미 공사는 준공됐고 하자기간도 지난 상태였기 때문에 처음부터 원인을 쉽게 판단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결국 발주처와 관계기관, 설계사, 시공사가 함께 현장 상태를 확인하고 원인을 검토하는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당시 관계자들이 함께 검토한 결과는 캔틸레버 옹벽의 벽체 수직철근과 바닥판 철근의 이음 상세와 관련된 문제였습니다. 벽체와 바닥판이 만나는 부분은 옹벽에서 힘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이라, 이 부분의 철근이 어떻게 이어지고 정착되는지가 특히 중요합니다. 설계상 철근 이음을 둔 부분이 요구되는 거동을 충분히 견디지 못하면서 옹벽이 내려앉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됐습니다.
관계자들이 협의해 보수 방법과 비용 분담을 정리했고, 기존 옹벽을 그대로 두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된 부분을 보수하기로 했습니다.
이 사례를 보면서 옹벽 하자는 콘크리트 표면에 균열이 생겼는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준공 당시에는 외관상 특별한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 구조물의 거동에서 문제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내려앉은 옹벽은 철근을 다시 연결했다
청주 현장에서 진행한 보수는 기존 옹벽을 그대로 덮는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먼저 기존 벽체의 콘크리트를 필요한 범위까지 절단해 내부 철근을 노출시켰습니다. 이후 기존 벽체 철근의 상태를 확인하고 바닥판 쪽 철근과 연결할 수 있도록 보수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당시에는 기존 벽체 철근과 바닥판 철근을 커플러로 연결하는 방법을 적용했습니다. 필요한 부분을 다시 배근하고 철근 연결 상태를 확인한 뒤 콘크리트를 재타설해 구조물을 복구했습니다.
물론 이 방법이 모든 캔틸레버 옹벽 침하에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당시 현장에서는 관계자들이 구조적인 원인을 검토한 뒤 결정한 보수방법이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겉으로 보이는 부분만 보수하는 것이 아니라, 왜 구조물이 변형됐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그 원인에 맞는 보수방법을 정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옹벽 하자는 원인을 찾는 것이 먼저다
콘크리트 옹벽의 하자를 현장에서 접하다 보면 균열이나 누수처럼 눈에 보이는 현상보다 그 뒤에 있는 원인을 찾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미세한 균열이라면 표면보수로 끝날 수도 있지만 균열이 계속 진행된다면 구조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누수가 발생했다면 배수시설을 확인해야 하고, 벽체가 배부른 경우에는 토압과 수압, 구조물의 변형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청주 현장의 옹벽처럼 준공 후 오랜 시간이 지나 문제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옹벽은 준공 당시 외관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시공 과정에서 철근 이음과 정착, 배수, 구조물 연결부 같은 중요한 부분을 제대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옹벽 시리즈를 정리하면서 다시 느낀 것은 토목공사의 각 공정이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옹벽 자체의 콘크리트 품질뿐 아니라 배면 토공, 배수시설, 철근 상세와 기초가 함께 제 역할을 해야 구조물이 오래 버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자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빨리 덮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원인을 그대로 둔 채 표면만 보수하면 시간이 지나 같은 문제가 다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콘크리트 구조물의 철근 상세와 정착·이음에 관한 기준은 KDS 14 20 50 콘크리트구조 철근상세 설계기준과 KDS 14 20 52 콘크리트구조 정착 및 이음 설계기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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