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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 실무/교량공사

토목 현장 교량 거더공사 (슈 측량, 운반, 설치)

26년차 토목기술자 2026. 9. 4. 16:46

목차


    교량공사를 처음 배우던 시절에는 교각과 교대가 완성되면 이제 다리 공사가 거의 끝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현장을 지켜보니 그 위에 커다란 거더를 올리는 또 다른 공정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 일했던 현장에서도 교각과 교대공사까지는 제가 다니던 단종업체에서 진행했지만, 거더공사는 다른 전문업체에서 맡았습니다.

    저는 당시 왜 우리가 계속 시공하지 않고 다른 업체가 거더를 설치하는지 선임에게 물어봤습니다. 특수한 제작과 운반, 설치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문업체가 시공하는 경우가 많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그때는 정확히 무슨 뜻인지 잘 몰랐지만, 이 일을 계기로 한 공종만 계속하기보다 토목공사 전체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결국 그 경험을 계기로 다니던 단종회사를 그만두고 종합건설회사로 옮겼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에는 단순한 궁금증이었지만, 그 질문 하나가 이후 여러 산업단지와 택지조성 현장을 경험하게 된 출발점이었던 셈입니다.

    거더는 교량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거더는 교량 상부구조를 이루는 주요 부재로, 차량이나 사람이 지나가면서 발생하는 하중을 받아 교각과 교대로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쉽게 생각하면 교각과 교대 위에 걸쳐서 교량의 길이 방향을 이루는 큰 구조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거더의 형식과 제작방법은 교량의 규모와 경간, 설계조건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공장에서 제작한 거더를 현장으로 운반해 설치하는 방식도 있고, 현장 조건과 교량 형식에 따라 다른 공법을 적용하기도 합니다.

    거더는 크기와 무게가 큰 구조물이기 때문에 운반과 설치를 위한 장비와 작업계획이 필요합니다. 현장에서 거더를 설치할 때는 교각과 교대 위에 정확한 위치로 올려놓아야 하기 때문에 설치 장비뿐 아니라 측량과 안전관리도 함께 중요합니다.

    거더를 올릴 때 중요한 슈 측량

    거더공사에서 제가 특히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슈 측량이었습니다. 교각과 교대 위에는 거더를 직접 올리는 것이 아니라 교량받침을 설치하고 그 위에 거더가 올라가는데, 이 부분의 위치와 높이가 정확해야 거더가 설계된 위치에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당시 제가 근무하던 현장에서는 제가 먼저 슈 측량을 해놓으면 원청 측량팀에서 다시 검사하는 방식으로 관리했습니다. 제가 잡아놓은 측점을 원청 측량팀에서 확인하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측량 하나를 해도 상당히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한 번 검사를 받고 나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내려놓은 측점을 원청 측량팀에서 확인한 뒤 별다른 문제 없이 사용했고, 그다음부터는 제가 잡아놓은 측점을 알려주면 자기들 측량 작업에도 그대로 활용했습니다.

    처음에는 별것 아닌 일처럼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현장에서 제 측량 결과를 믿고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의미였던 것 같습니다. 측량은 한번 틀리면 그 위에 올라가는 구조물의 위치와 높이까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그대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하게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더를 설치하는 작업에서는 거더 자체의 제작과 운반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설치되는 위치와 높이를 정확하게 맞추는 것도 그만큼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거더공사를 생각하면 대형 크레인이나 거대한 거더보다 먼저 슈 측량이 떠오릅니다.

    거더 운반과 설치는 사전 준비가 중요하다

    거더는 공장에서 제작한 뒤 현장으로 운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현장에 도착했다고 바로 들어 올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운반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지, 거더를 임시로 대기시킬 공간이 있는지, 설치 장비가 안전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는지 등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교량이 도로나 하천을 가로지르는 경우에는 거더를 설치하는 동안 주변 교통이나 하천의 흐름을 어떻게 관리할지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대형 장비가 도로를 점유하거나 거더를 들어 올리는 순간에는 일반적인 토목공사와 다른 수준의 작업계획이 필요합니다.

    거더를 교각과 교대 위에 설치할 때는 들어 올리는 순간보다 내려놓는 순간이 더 긴장될 수도 있습니다. 이미 큰 중량물이 공중에 떠 있는 상태에서 정확한 위치에 맞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거더 설치 전에는 받침과 설치 위치를 다시 확인하고, 거더가 계획된 위치에 안착했는지를 확인한 뒤 다음 공정으로 넘어갑니다.

    교량공사 표준시방서에서도 교량공사에 필요한 제작과 운반, 설치 과정에 대한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해당 교량의 설계도서와 적용되는 국가건설기준을 함께 확인해 시공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더가 올라가면 교량의 모습이 달라진다

    교량 CPC 거더 설치 사진
    교량 CPC 거더 설치 사진

     

    교각과 교대까지만 만들어진 교량을 보면 아직 다리가 완성됐다는 느낌이 잘 들지 않습니다. 그런데 거더가 하나씩 올라가기 시작하면 비로소 교량의 전체적인 형태가 눈에 들어옵니다.

    거더 설치가 끝나면 그 위에서 바닥판이나 다른 상부구조 시공이 이어지고, 이후 교면포장과 난간, 배수시설 등 여러 공정이 연결됩니다. 그래서 거더는 교량공사에서 하부구조와 상부구조를 이어주는 중요한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여러 개의 거더가 나란히 설치되는 교량에서는 각각의 거더 위치가 설계대로 맞아야 합니다. 하나의 거더가 크게 틀어지면 이후 바닥판이나 다른 상부구조의 시공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설치 과정에서 계속 위치를 확인해야 합니다.

    제가 처음에는 거더공사를 단순히 “큰 구조물을 크레인으로 들어 올리는 공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현장을 경험하면서 제작부터 운반, 장비 배치, 슈 측량, 거치, 설치 확인까지 많은 준비가 필요한 공정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처음 거더공사를 보면서 가졌던 궁금증 때문에 직장을 옮기게 됐고, 그 뒤 종합건설회사에서 여러 공종을 경험하면서 토목공사를 보는 시야도 넓어졌습니다. 처음에는 몰랐던 것 하나를 현장에서 직접 물어보고 이해하려고 했던 것이 돌이켜보면 좋은 계기가 됐던 것 같습니다.

    교량공사는 기초에서 시작해 교각과 교대를 만들고, 그 위에 거더를 올리면서 하나의 구조물로 연결됩니다. 각각의 공정이 따로 있는 것 같지만 위치와 높이, 시공순서가 모두 이어져 있기 때문에 앞 공정의 정확성이 다음 공정의 품질을 결정하게 됩니다.

    특히 거더공사에서는 설치 당일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운반계획과 장비 배치, 받침 위치, 슈 측량, 설치 순서 등을 사전에 준비해야 실제 거치작업을 안전하고 정확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거더공사를 교량 상부공사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거더가 정확한 위치에 올라가야 그 위에 이어지는 바닥판과 포장, 부대시설도 설계대로 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거더가 올라간 뒤 진행되는 교량 상부공사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거더 위에 바닥판을 만들고 교면포장과 배수시설, 난간 등을 설치하면서 사람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교량의 모습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입니다.

    교량공사 관련 참고자료

    국가건설기준센터(KCSC) - 교량 설계기준 및 교량공사 표준시방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