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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지조성공사에서 사업구역이 하천과 맞닿아 있거나 기존 하천을 정비해야 하는 경우에는 하천공사가 함께 진행되기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호안공사는 하천과 육지의 경계를 보호하는 중요한 공사입니다. 토공사나 관로공사와 달리 하천공사는 공사 중에도 물의 흐름과 수위 변화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현장 관리에 또 다른 어려움이 있습니다.
호안, 하천과 육지의 경계를 지키는 구조물
호안은 하천의 물이 흐르면서 제방이나 하천 사면을 깎아내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하는 구조물입니다. 물이 계속 흐르는 곳이다 보니 평상시 유수의 영향을 얼마나 받는지, 홍수가 났을 때 어느 정도까지 물이 올라오는지, 주변 지반이 어떤 상태인지 등을 고려해서 공법과 단면을 결정합니다.
하천 호안을 설명할 때는 일반적으로 평상시 물의 영향을 받는 저수호안과 홍수 시 물의 영향을 받는 고수호안으로 구분해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같은 호안이라도 물을 자주 직접 받는 구간과 홍수 때 물이 닿는 구간은 필요한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구간별로 다른 공법을 적용하기도 합니다.
저수호안, 물과 직접 맞닿는 구간
저수호안은 평상시에도 물의 영향을 받는 구간이기 때문에 호안 자체의 안정성뿐 아니라 물살에 의해 하부가 깎이는 세굴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현장에서는 돌망태, 사석, 콘크리트블록 등 여러 가지 호안공법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어떤 공법을 사용할지는 하천의 유속과 수위 변화, 하상 및 사면의 지반조건, 주변 환경과 설계조건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돌망태는 철망 안에 돌을 채운 구조로 되어 있어 지반이 일부 변형되더라도 비교적 유연하게 따라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석은 자연석을 활용해 호안을 보호하는 방식이고, 콘크리트블록은 규격화된 블록을 사용해 일정한 형태로 호안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어떤 공법을 사용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호안의 겉면만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물이 호안 하단부를 계속 파고들면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던 호안도 결국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하단부의 세굴을 방지하는 구조와 기초가 함께 검토되어야 합니다.

고수호안, 홍수위를 기준으로 단면을 생각한다
고수호안은 평상시에는 물의 직접적인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지만 홍수 때 수위가 상승하면 물의 영향을 받는 구간입니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계획된 홍수위와 하천 단면을 고려해 호안의 보호 범위를 결정합니다.
제가 현장에서 경험한 택지조성공사에서는 고수호안 구간의 경우 홍수위까지는 호안블록 등을 설치하고, 홍수위 위쪽은 잔디와 같은 식생으로 마감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실제 호안의 높이와 마감 방법은 하천의 특성과 설계도서, 발주처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고수호안 구간에서 호안블록을 시공할 때는 블록 자체의 시공만큼 기초를 어떻게 만드는지가 중요합니다. 호안블록은 현장에서 사용하는 제품에 따라 규격이 다르지만 길이가 0.5m 또는 1.0m인 경우가 있어, 설계된 홍수위 선형을 그대로 따라가려면 기초부터 단차를 계획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홍수위가 일정한 경사로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구간에서 기초를 일자로 길게 시공한 다음 일정한 길이의 블록을 그대로 쌓으면, 블록의 끝부분에서 높이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면 호안블록 상단선이 설계된 홍수위 선형을 따라가지 못하고 계단식으로 꺾이는 단차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호안블록을 시공하기 전에는 먼저 홍수위 선형을 확인하고, 블록 규격에 맞춰 기초를 단차식으로 만들어 주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기초에서부터 블록 한 단의 높이와 설치 길이를 고려해 단차를 조정해야 최종적으로 블록 상단이 설계된 선형을 따라가게 됩니다.
이 부분은 도면만 보고 있으면 놓치기 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기초를 먼저 일자로 만들어 놓고 블록을 쌓으려고 하면 나중에 블록 상단에서 단차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블록 시공 전에 홍수위 선형과 블록 규격을 다시 맞춰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호안블록 공사는 블록을 예쁘게 쌓는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초의 높이와 단차를 먼저 정확하게 잡아야 최종적인 호안 선형이 제대로 나옵니다. 이런 부분은 실제 시공을 해보지 않으면 쉽게 지나칠 수 있는 현장 관리 항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이런 작업도 마지막에는 측량이 좌우합니다. 블록 규격과 홍수위 선형을 맞추려면 기초의 높이를 정확하게 잡아야 하기 때문에 시공 전에 측량으로 한 번 더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도심 하천은 호안과 산책로·자전거도로를 함께 생각한다
요즘 도심에 있는 하천은 단순히 물을 안전하게 흘려보내는 공간으로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민들이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많아지면서 하천 주변 녹지와 호안 단면을 함께 검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청주 현장에서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하천에 접한 구간에서 자전거도로를 만들어 달라는 민원이 있었는데, 하천의 흐름을 바꾸거나 기존 하천 단면 자체를 다시 설계하는 방법보다 하천에 접한 녹지 공간을 활용해 자전거도로를 설치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시공한 적이 있습니다.
하천 단면을 다시 변경하려면 제방과 호안, 홍수위, 하천의 통수능력 등 여러 조건을 함께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공사 범위가 커질 수 있습니다. 반면 하천에 접한 녹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면 기존 하천의 흐름을 크게 건드리지 않고 주민들이 원하는 자전거도로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장 입장에서도 기존 하천 단면 자체를 다시 변경하는 것보다 주변 녹지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이 공사 범위와 검토해야 할 사항을 줄이는 데 유리했습니다. 하천의 흐름과 통수능력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경우에도 단순히 녹지에 자전거도로를 포장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하천구역과의 관계, 계획된 하천 단면, 배수, 이용자의 안전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결국 도심 하천공사는 치수 기능과 주민 이용공간을 어떻게 함께 만족시킬 것인지가 중요한 부분이 됩니다.
호안 기초, 세굴을 견디는 것이 먼저다
호안을 아무리 튼튼하게 쌓아도 그 아래 기초가 물에 의해 파여나가면 호안 전체가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세굴이라고 합니다.
세굴은 물이 빠르게 흐르면서 하천 바닥이나 호안 하단부의 토사를 조금씩 씻어내는 현상입니다. 문제는 처음부터 크게 눈에 띄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호안은 멀쩡한데 하부가 조금씩 비어가다가 어느 순간 블록이나 사석이 움직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호안공사를 할 때는 겉으로 보이는 마감재만 보는 것이 아니라 호안 하단부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기초와 세굴방지 구조를 함께 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수호안과 고수호안은 물의 영향을 받는 정도가 다르고, 돌망태·사석·블록·식생 등 여러 가지 공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호안공사의 목적은 같습니다. 하천의 물이 흐르는 힘을 견디면서 하천 주변의 토지와 시설물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입니다.
하천공사는 단순히 물가에 돌이나 블록을 쌓는 공사가 아닙니다. 하천의 흐름과 수위, 제방과 사면, 주변 토지 이용까지 함께 살펴야 합니다. 특히 도심 하천에서는 치수 기능뿐 아니라 산책로와 자전거도로처럼 주민들이 실제로 이용하는 공간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하천공사의 범위가 생각보다 넓습니다.
하천 관련 설계와 시공기준은 국가건설기준센터(KCSC)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천 분야의 설계기준과 공사 표준시방서도 국가건설기준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하천공사에서 실제 시공할 때 가장 어려운 작업 중 하나인 가물막이와 물돌리기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물이 흐르고 있는 상태에서 공사를 하기 위해 어떻게 물길을 바꾸고 작업공간을 확보하는지 실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